디자이너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의 총체적인 마케팅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서 얼마만큼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까? 더 이상 ‘겉보기에 그럴싸한’, ‘미적 완성도만 높은’ 디자인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디자이너들이여, 브랜드 마케팅을 배우자!

최근에는 사라졌지만, 북경에 있는 자금성에 가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글로벌 브랜드, 감성 브랜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스타벅스’였다. 중국인들의 자존심의 상징인 자금성내에 스타벅스라는 서양 브랜드가 입점했다는 것도 의아했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 모습이었다. 스타벅스라는 상표가 없다면, 아무도 스타벅스 매장이라고 눈치챌 수 없는, 마치 자금성내의 기념품 가게 같은 모습에 모두들 놀라곤 했다. 글로벌 브랜드답게 자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관리할만한 스타벅스가 왜 이렇게 매뉴얼에 벗어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일까?

글 | 황성욱 (서울디지털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부 전임교수, 제로원디자인센터 강사)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전역에서는 갖가지 다양한 모습의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아마 브랜드와 관련한 상식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이 회사, 보기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매뉴얼 관리가 엉망인걸?’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라는 것은 단편적으로 하나의 멋진 연상을 창조해내는 것이 아닌, 마케팅과 연관된 고도의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의 핵심인 시각 아이덴티티를 창조하는 디자이너들은 보다 넓은 시각으로 브랜드를 통한 마케팅, 즉 ‘브랜드 마케팅(Brand Marketing)’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중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대표적인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즉, 브랜드를 현지에 맞게 변형한 사례이다. 글로벌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정서가, 현지인들에게 낯설거나 혹은 반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얼마든지 현지의 취향에 맞도록 변형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서 현지인들의 선호도를 끌어낼 수 있고 이는 곧 판매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인 디자이너들이 보기에는 브랜드의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시각적인 일관성을 떨어뜨린 사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브랜드 선호도를 강화하여 매출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활동이라고 볼 때,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원래의 목적을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전략적 디자인, 융통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참이슬’ 브랜드를 살펴볼 수 있다. ‘깨끗함’이라는 브랜드의 철학은 동일하지만,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굉장히 낯선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특유의 녹색 병이 아닌 깨끗한 흰색 병이며, 레이블(Label)의 디자인도 낯설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위스키처럼 참이슬에 얼음을 넣어 마시고 있다. 이는 시장조사를 통하여, 일본인들은 참이슬 특유의 녹색병에 대해서는 ‘깨끗함’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느끼는 ‘깨끗함’에 맞도록 병의 모양과 컬러는 물론, 레이블과 심지어 술을 마시는 방법까지 모두 일본에 맞게 변경했다. 이러한 현지화를 통하여 참이슬은 성공적으로 ‘깨끗함’이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전달할 수 있었고, 결국에는 시장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만약 참이슬을 담당하는 디자이너가 ‘시각적인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을 해친다’고 하여 이와 같은 현지화를 거부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시장에서의 성공을 거두었을까?


앞에서 살펴본 두 사례를 통하여 우리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결국 큰 그림의 마케팅전략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적인 디자인을 위해서, 디자이너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의 총체적인 마케팅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서 얼마만큼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까? 더 이상 ‘겉보기에 그럴싸한’, ‘미적 완성도만 높은’ 디자인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전략적인 디자인을 위해 ‘브랜드 마케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래는 무한경쟁의 시장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디자이너들이여, 브랜드 마케팅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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